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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해 갑자기 사라진 도시들, 인간이 남긴 유령도시 이야기

by 샤이언석 2025. 3. 8.

도시는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도시에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스며들어 있으며, 발전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도시도 환경의 변화, 특히 기후 변화 앞에서는 무력하게 무너질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자연재해나 정치적 이유로 인해 사라진 도시들을 많이 봐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후 변화로 인해 인간이 직접 만들어 놓은 거대한 도시들이 버려지고, 유령 도시가 되어가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실감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수면 상승, 극한 기후, 사막화, 가뭄, 홍수 등의 자연적 요인들은 도시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도시를 영영 버려야만 하는 상황까지 이끌고 있다. 도시의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결국 도시는 인간이 남긴 흔적만 남은 채 유령도시로 변해간다.

현대에는 기후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도시들이 인간이 떠난 폐허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도시들이 왜 사라졌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펴보면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갑자기 사라진 도시들 중 대표적인 세 곳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과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해보려고 한다. 인간이 살 수 없게 되어 버려진 도시들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기후 위기의 결과물이며, 미래에 우리가 직면할지도 모르는 현실을 예고하는 경고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갑자기 사라진 도시들
기후 변화로 인해 갑자기 사라진 도시들

1. 미국의 유령도시 키발리나

미국 알래스카에 위치한 키발리나는 한때 이누이트(에스키모) 부족들이 생활하던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이 마을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으며, 곧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첫 번째 기후 난민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발리나는 북극해에 인접한 작은 섬에 위치해 있으며, 오래전부터 이누이트 부족들이 어업과 사냥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했고, 폭풍과 침식으로 인해 마을이 점점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바다 얼음이 자연적으로 마을을 보호하는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따뜻해진 기후로 인해 이 얼음이 사라지면서 바닷물의 직접적인 침식이 마을을 위협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키발리나에서는 연간 10~15미터씩 해안이 침식되고 있으며, 마을의 기반 시설이 무너지고 있다. 주민들은 점점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이미 일부 가구들은 자발적으로 이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키발리나의 주민들은 대부분 이누이트 전통 생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주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미국 정부는 주민들을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세웠지만, 새로운 거주지를 확보하는 문제와 재정 문제로 인해 이주 작업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키발리나 주민들은 미국 정부에 기후 난민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다른 지역들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발리나의 사례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얼마나 빠르게 한 지역이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는 전 세계의 해안 도시들이 직면할 위기를 미리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플로리다, 방글라데시, 몰디브 같은 지역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대로 기후 변화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수많은 도시들이 바닷물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이다.

 

2. 중국의 사막화된 마을 민친

중국 북서부 간쑤성에 위치한 민친은 한때 농업이 번창했던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점점 사막에 삼켜지며 사라지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기후 변화가 결합하면서, 민친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민친은 두 개의 거대한 사막, 바단지린 사막과 텅거리 사막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사막이 확장되면서 점점 모래에 묻히고 있다. 1950년대만 해도 이곳은 중국의 중요한 농업지대였으나, 지하수 남용과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었고, 이후 지속적인 가뭄과 사막화로 인해 주민들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민친에서는 한 해 동안 수십 개의 마을이 사막에 완전히 묻혀 사라지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조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사막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녹색 장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막화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막 주변에 대규모로 나무를 심어 사막화 확산을 막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적인 숲이 자연적인 생태계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친은 단순한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 활동이 자연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규모 농업 개발, 지하수 남용, 무분별한 삼림 벌채는 결국 이 지역을 사막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이제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의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고, 몇십 년 안에 민친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 사례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사막화 문제에 대한 심각한 경고이기도 하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미국 서부 등의 지역에서도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와 환경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 아프리카의 가뭄 도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카만스하이네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카만스하이네스는 기후 변화로 인해 지속적인 가뭄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도시는 과거에는 안정적인 수자원을 기반으로 한 농업이 번창했지만, 극심한 가뭄과 강우량 감소로 인해 이제는 거의 유령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Day Zero"라고 불리는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으며, 카만스하이네스는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는 지하수가 빠르게 고갈되었으며, 농업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현재 카만스하이네스의 주민들은 물을 얻기 위해 하루 종일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며, 일부 마을에서는 정부에서 물을 공급해 주는 트럭이 유일한 생존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은 결국 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과거부터 주기적인 가뭄을 겪어왔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으며, 강우량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사태가 점점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40%가 물 부족 문제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카만스하이네스는 단순한 가뭄 도시가 아니다. 이곳은 앞으로 더 많은 도시들이 직면할 문제를 미리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며, 우리가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더 많은 도시들이 인간이 떠난 유령 도시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유령도시, 미래를 위한 교훈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유령도시, 미래를 위한 교훈

 

이 글에서 소개한 키발리나, 민친, 카만스하이네스는 각기 다른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후 변화가 지속될 경우, 인간이 만든 도시조차도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도시가 사라지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 도시들이 위협받고 있으며, 사막화와 가뭄으로 인해 많은 지역들이 거주 불가능한 상태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을 단순한 경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생 가능 에너지, 친환경 정책,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유령 도시들은 단순한 과거의 잔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해야 할 미래를 가리키는 신호이며, 우리는 그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